최근 국내에서 고독사 문제가 단순한 복지 이슈를 넘어 의료·보건 영역의 핵심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통계와 연구 결과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막연히 생각해 왔던 ‘경제적 빈곤’만으로는 고독사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고독사 증가 추이의 의미
최근 5년간 국내 고독사 연간 평균 증가율은 남성 10%, 여성 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봐도 상당히 빠른 증가 속도인데, 이는 고령화나 1인 가구 증가 같은 구조적 변화만으로는 설명이 쉽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고독사는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전수조사로 드러난 고독사 집단의 공통점
2021년 국내 고독사 전수 사례 3,122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고독사 집단의 특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저소득층 비율이 높다는 점 외에도, 건강과 의료 이용 측면에서 뚜렷한 공통점이 확인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동일 성별·연령대의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알코올 관련 질환, 가장 뚜렷한 위험 신호
연구 결과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알코올 관련 질환입니다.
고독사 집단의 알코올 연관 질환 비율은 41.7%로, 일반 인구 집단의 5.7%와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 높은 수치였습니다.
이는 알코올 사용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뿐 아니라 알코올성 간질환까지 포함한 결과로, 단순 음주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만성적인 건강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신질환과 다중 기저질환의 영향
알코올 질환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은 조현병,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였습니다.
고독사 집단의 약 32.7%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찰슨 동반질환지수 3점 이상인 다중 기저질환자 역시 14.5%에 달했습니다.
이는 신체적 질환과 정신적 취약성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사회적 고립과 의료 사각지대로 빠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의료 이용 패턴에서도 나타난 차이
흥미로운 점은 고독사 위험군이 사망 이전 의료기관 이용 빈도에서도 일반인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외래, 입원, 응급실 이용 이력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리나 사회적 연결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부분은 의료 시스템과 지역사회 돌봄 체계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고독사 대응, 이제는 의료적 접근이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고독사를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나 사회적 고립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경제적 취약성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알코올 관련 질환, 정신질환, 다중 기저질환 등 의료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의료계와 지자체가 협력해 고독사 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고,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 향후 정책의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고독사는 더 이상 개인의 고립이나 경제적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와 있습니다.
알코올 관련 질환, 정신질환, 다중 기저질환 등 의료적 위험 신호를 얼마나 조기에 포착하느냐가 향후 고독사 예방 정책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 복지 지원을 넘어, 의료 데이터와 지역사회 안전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글이 고독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